2021.04.14 롯데와의 2차전 경기에서 KIA는 지긋지긋했을법한 5연패를 드디어 끊어냈다. 하지만 마냥 후련한 경기는 아니었다. 선발투수로 에이스인 애런브룩스가 등판하여 승리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음에도 또 한 번 선발승을 안겨주지 못 하며 KIA는 여전히 개막 후 단 한 번의 선발승도 따내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다. 게다가 벌써 올 시즌 들어 세번째 연장전을, 그것도 12회까지 치르느라 또 다시 불펜이 과부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KIA의 투수 엔트리 운용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KIA는 현재 선발의 투구 이닝보다 불펜들의 투구 이닝이 많다. 10구단 중 가장 불펜 소모가 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팀들이 엔트리에 투수를 13명 내지 14명을 기용하고 있는 상황에 KIA타이거즈만 12명의 투수를 데리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 19시즌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주던 문경찬, 추격조와 동시에 롱릴리프 역할을 해오던 박정수, 오랜 시간 기아의 불펜 자리를 지켜주던 홍건희는 기아의 내야를 보강하기 위해 지난 시즌 각각 NC,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었다. NC다이노스에서 선발 경험이 있는 장현식 선수를 영입했지만, 두 트레이드 모두 '내야 보강을 위한 투수진 전력 희생'임은 분명했다. 뿐만 아니라 19시즌 불펜에서 필승조를 맡던 하준영과 20시즌 마무리 전상현 선수는 현재 부상으로 재활조에 있는 상태, 군제대 선수들인 심동섭, 김유신 선수는 아직 미복귀 상태이다. KIA는 10구단 중 유일하게 신인 투수 3명을 개막 엔트리에 올렸다. 이 선수들을 믿고 의지해야 할 만큼 현재 투수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 시즌 문경찬의 트레이드와 전상현의 부상 이탈로 마무리 자리를 맡아 필승조 역할을 해낸 박준표 선수의 페이스가 예전 같지 않다. 지난 시즌 시즌 내내 8개에 그쳤던 볼넷 개수의 반절이 이미 10경기도 안 돼서 채워졌다.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고 하지만 현재 KIA 불펜에서 마무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박준표 선수 뿐이었기에 KIA의 벤치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제 2년차인 2001년생 정해영 선수를 마무리로 기용하기로 한듯 한다. 다만 문제는 오늘 경기 정해영이 40개의 투구수를 던졌다는 것. 아무리 연패를 끊어내는 것이 중요해도 팀의 '마무리'는 항상 투구수와 등판 간격이 중요하다.
KIA는 혹사로 인한 부상이 팀과 선수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고 있을 수밖에 없는 팀이다. 2017년 이후 불펜의 핵심이었던 김윤동은 제대로 된 휴식과 벤치의 관리를 받지 못하며 다년 간 지속적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결국 2019시즌 초반 마운드 위에서 어깨를 부여잡고 쓰러진 후 현재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불펜의 핵심이던 김윤동의 이탈은 또 다른 혹사를 낳았다. 임기준은 평균 140대 초반, 최고 구속 148km의 위력적인 직구를 던지는 좌완투수로 18시즌 좌완 스페셜리스트이자 불펜 믿을맨으로 활약했으나, 혹사의 여파로 인해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보였으며 결국 구속 하락까지 이어졌다. 스프링캠프부터 재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작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고, 큰 부상을 안고 결국 2020년 팀에서 방출되었다.
프로 야구 시즌은 길다. 결코 단기적인 싸움이 아니다. 후반기에 복귀할 선수들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시즌 끝까지 유지되어야 팀이 어느 정도 순위 싸움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어느 한 축이 무너져버리면 경쟁력을 잃게 된다. 또 후반기에 돌아올 부상 및 군에서 복귀하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의 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막 중반도 아닌 초반부터 '혹사'논란에 휘말리는 것이 KIA로써는 반갑지 않을 터, 후반기까지 싸움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구단 차원에서 투수들의 체력 및 투구수를 어느 정도 신경 써주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투수들이 지나치게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좋게 보여질 수 없다. 대졸 신인 이승재는 3일 전 31구를 던진 뒤 이틀의 휴식 후 오늘 다시 23구를,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장현식은 13~14일 이틀 연속 등판해 각각 24구, 20구를 던졌다. 팀에서 어린 투수들을 위주로 기용을 하고 있다면 그만큼 투구수와 체력 관리를 2배, 3배로 신경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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