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시즌/KBO] 2021.04.11 (일) KIA타이거즈 vs NC다이노스 3차전 경기 리뷰
전날 경기에 이어 KIA타이거즈가 다시 한 번 NC다이노스에게 힘없이 패배하며 홈 경기 3연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내내 선두를 달리던 NC다이노스에게 전적 우위를 점하던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에는 첫 홈 경기에서부터 내리 패를 기록하며 3승 4패로 4할대의 승률과 함께 7위로 내려앉았다. 키움히어로즈와의 3연전에서 21시즌 KBO 첫 스윕을 가져오며 기분 좋은 출발을 예고했던 KIA타이거즈는 첫 3연전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홈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말았다. 또한 시즌 개막 이래 계속해서 선취점을 내고 있지만, 추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KIA다.
3차전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1회부터 선두타자인 최원준이 첫 타석에 3루타를, 이어 2번 타자인 김선빈이 2루타를 때려내며 좋은 출발을 하였다. 다만 중심타선인 터커, 최형우, 이창진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며 또 한 번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 했다. KIA타이거즈는 3연전 내내 1회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다만 테이블세터진이 만들어낸 1득점에 그쳤고, 중심 타선은 제 역할을 해주지 못 했다.
클린업 트리오 (4타점 vs 18타점)
반면 NC다이노스의 중심타선은 리그에서 가장 활발한 공격을 펼치고 있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 하던 NC의 라인업이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살아났으며, 유격수 노진혁이 라인업에 복귀하였다. 나성범-양의지-알테어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3연전 동안 18타점을 내며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고, 마지막 3차전에도 합 4타점을 내며 제 역할을 해주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컨택 및 출루 능력을 가진 선두타자 박민우와, 최근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이명기를 필두로, NC의 중심 타선들을 그야말로 타점을 '쓸어담고' 있다. 현재 NC는 광주에서만 홈런 5개를 기록, 팀 홈런 총 11개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KIA의 중심타선이 홈3연전 동안 기록한 타점은 4타점에 불과하다. 20시즌 30홈런을 기록한 터커가 현재 홈런을 1개도 때려내지 못 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3번 타자에 위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30타수 4안타 무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KIA의 테이블세터(최원준, 김선빈)들의 활약이 남다르기 때문에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터커의 성적이다. 지난 시즌 타격왕을 수상한 최형우와 나지완도 2할 초반대의 타율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김호령이 빠진 외야, '이빨 빠진 호랑이'
KIA타이거즈는 지난 2연패를 만회하고자 라인업에 변화를 주었다. 개막 이후 대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온 외야수 이창진이 중견수 김호령을 대신하여 타선에 포함되며 클린업 5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였고, 좌익수 나지완 대신 이우성이 선발로 출장하였다. 3루수 류지혁은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라인업에서 제외되었으며, 대신 내야수 나주환이 개막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장했다. 이창진은 4타수 1안타를, 이우성은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또한 이우성은 경기 초 좌측 담장을 넘기는 듯한 알테어의 홈런성 타구를 낚아채며 분위기가 NC 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 다만 기록되지 않는 수비의 빈틈이 경기 도중 종종 보였고, 이는 곧 상대 타자들의 장타로 이어져 득점까지 연결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6회 말, KIA타이거즈는 추가로 2득점을 올리며 NC와의 격차를 1점차까지 줄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이닝인 7회 초 2아웃 상황에서 나성범이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외야 플라이를 날렸고, 중견수 이창진은 타구 판단을 정확하게 하지 못 하면서 이 타구에 2루타를 내주게 되었고,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고 그 다음 타자인 양의지까지 안타를 날리며 3점차로 격차를 벌리게 되었다. 결과론이지만 만약 그 상황에서 정상적인 수비가 이루어졌다면 추격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외야수 김호령의 수비 능력은 리그에서도 상위권으로 인정 받는 수준이다. 다만 그에 비해 슬라이딩 캐치나 극적인 호수비 장면이 드물었던 이유는 빠른 발과 동물적인 타구 판단 감각으로 인해 누구보다 먼저 낙구 지점에 서 있을 수 있게 되고, 다른 선수가 슬라이딩 캐치를 해야하는 공을 김호령은 편안하게 잡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할 뿐, KIA의 코너 외야수들이 수비에 약점을 가지고 있어도 기용할 수 있는 이유는 어떻게 보면 김호령이 중견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중심 타선이 힘을 내지 못 하고 있는 KIA 입장에서는 한 점이라도 실점을 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도 | G | 타석 | 타수 | 타율 | OPS | WAR* |
2019 | 133 | 470 | 400 | 0.270 | 0.745 | 2.46 |
2020 | 22 | 99 | 88 | 0.330 | 0.847 | 0.71 |
물론 이창진이 타자로써 가지고 있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19시즌 133게임에 출전, 270의 타율과 WAR 2.46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었다. 작년 20시즌에는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아니지만 허리 부상에서 복귀한 직후 중견수로 22게임에 출전하여 .330의 고타율과 OPS .847을 기록했다. 이창진이 가지고 있는 타격 툴과 능력을 의심하진 않지만, 현재 KIA는 대량 득점을 뽑아낼 수 있는 장타나 홈런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리그에서 마운드가 가장 불안정하다고 꼽히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방법으로든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군다나 코너 외야에는 작년 처음으로 좌익수 풀타임을 소화해본 나지완, 그리고 아직 경험이 부족한 최원준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수비 경험이 많고 능숙한 선수가 중견수 자리에 출장하는 것이 현재로써 팀의 패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투수들의 '4일 휴식 후 등판'?
170-180이닝을 소화해주던 양현종 선수의 부재는 KIA에게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양현종을 제외하고 선발 10승 이상 달성해본 국내 투수가 단 한 명도 없고, 그나마 경험이 많은 투수는 2017년도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던 임기영이다. 이외에 김현수, 이민우, 장현식, 이의리 등 많은 선수들이 선발 경쟁을 하였으나 윌리엄스 감독의 선택은 루키 이의리와 김현수였다. 이민우와 장현식은 롱릴리프로 대기하게 되었다. 다만 이의리와 김현수 모두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는 것이 처음인 선수들이다. 김현수는 작년 브룩스가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선발 투수로써 경기를 치르며 좋은 인상을 남겼지만, 한 시즌 내내 선발의 한 축을 맡는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또한 이의리는 21시즌 데뷔한 고졸 신인이기 때문에 이닝 제한을 둬야 하며, 무리하지 않도록 구단 차원에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상태라면 KIA는 후반기에 가서 힘을 잃을지도 모른다. 이에 윌리엄스 감독은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에게 큰 임무를 맡겼다. 바로 메이저리그처럼 '4일 휴식 후 등판'을 요청한 것.4일 휴식 후 9일에 등판한 브룩스는 4.1이닝 7실점이라는 이례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시즌 ERA 2.50의 투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경기 내용이었다. 무사사구를 기록했지만 총 10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으며, 투구수 90개를 채우지 못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멩덴은 메이저리그 시절 5일 휴식 때보다 4일 휴식 때 더 성적이 좋다는 지표가 있었으나, 역시 일요일 경기에서 5이닝 동안 피홈런 2개를 허용하며 77구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멩덴 역시 무사사구를 기록해지만 7피안타 2피홈런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경기가 NC 쪽으로 기울게 되었다.
외인 투수들이 4일 휴식으로 인해 부진한다면 기아의 전략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에이스 양현종의 부재가 기아의 선발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며, 양현종이 맡아 던져주던 170-180 이닝을 모두 메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기 위해 도쿄 올림픽 전까지는 외인 투수들의 등판을 최대한 많이 가져가겠다고 선포했지만, 오히려 좋지 않은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 보인다. 초반에 최대한 많은 승리를 가져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는 선발 투수들의 안정적인 운용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